경도인지장애라고 하는데 막막합니다.(서울 경도인지장애) 서울 60대 후반/여 경도인지장애안녕하세요. 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없어 용기를 내어
서울 60대 후반/여 경도인지장애안녕하세요. 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없어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며칠 전, 자꾸 깜빡깜빡하는 기억력 때문에 찾았던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라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한참을 설명해주셨지만, 그 단어 하나에 머리가 멍해져서 뒤에 하신 말씀들은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아직 치매는 아닙니다', '관리하면 됩니다'라는 말만 희미하게 맴돕니다.집에 돌아와 며칠을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돌이켜보면 이상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알던 단어인데 혀끝에서만 뱅뱅 맴돌고, 물건을 어디 뒀는지 몰라 한참을 헤매기 일쑤였습니다. 방금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되물을 때의 그 민망함, 약속을 잊을까 봐 몇 번이고 손에 적어두어야 하는 불안함. 그저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피곤해서 그러려니 애써 외면했던 일들이었습니다.선생님은 아직은 괜찮다고, 일상생활도 가능하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너무 무섭습니다. 이게 정말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노란불'일까요? 제 눈에는 곧 빨간불이 켜질 것만 같은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에 앉아있는 기분입니다. 언젠가 나를 잃어버리고, 사랑하는 가족들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나, 짐이 되면 어떡하나... 밤마다 끔찍한 생각에 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가족들 얼굴을 보면 미안한 마음부터 듭니다. 차마 이 두려운 마음을 그대로 전하지 못하고 "별거 아니래"하고 웃어 보였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무엇부터 해야 할지, 뭘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운동이나 좋은 음식 같은 것들이 정말 효과가 있기는 한 건가요? 뇌 훈련이라는 것도 하라는데, 막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가족들에게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제가 앞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