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라
병원 진단도 받고 치료도 받으셨던 만큼
지금 말씀하신 감정 변화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어요.
‘연애를 하면 우울증이 사라진다’는 느낌,
그리고 ‘헤어지면 죽을 만큼 무너진다’는 고통…
그걸 반복하면서도 왜 자꾸 이렇게 되는지
스스로도 이해하고 싶으셨을 거예요.
▶ 이건 감정의 ‘의존’과 ‘정서적 보상 메커니즘’이에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내 안의 공허함, 낮은 자존감,
불안정한 정체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해주고
필요로 해주는 경험은
“살 이유”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실제로 연애 중에는 뇌에서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같은 안정·행복 호르몬이 급상승하면서
우울증 증상이 일시적으로 가라앉을 수 있어요.
즉, 지금 당신에게 연애는
감정의 회복제이자 생존 수단처럼 작동하고 있는 거예요.
▶ 하지만 헤어질 때 무너지는 이유도 뇌에서 설명돼요
헤어짐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나를 살아 있게 해주던 감정 공급원이 사라진 것처럼
뇌가 인식하게 돼요.
그러면 평소보다 더 큰 공허감,
절망감, 생존 위협 같은 반응이 생기면서
증상이 훨씬 악화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엔 놓지 말자” “또 새로운 사람 찾아야 해”
이런 생각이 본능처럼 올라오게 돼요.
▶ 심리적으로는 '애착 문제'와 연결돼 있을 수 있어요
이런 반복적인 관계 의존은
불안정 애착이나
회피-불안 혼재형 애착 유형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은
사랑에 쉽게 몰입하고
애정이 끊길까 봐 불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버림받을까 두려워 관계를 조절 못 해요.
연애에 전부를 거는 이유,
헤어짐에 쉽게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니고, 치료가 가능한 문제예요
이런 감정 의존은
단순히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와 정서가 그렇게 훈련돼 왔기 때문이에요.
약물치료뿐 아니라
**심리치료(특히 인지행동치료, 애착 기반 치료)**를 병행하면
이 반복되는 감정 패턴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나도 나 없이 살 수 있어”라는 감각을
천천히 훈련해가는 과정이 정말 중요해요.
▶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지금 겪고 있는 감정은
연애에 대한 감정 의존 + 정서적 결핍 보상이에요.
불안정 애착이나 낮은 자존감,
우울증과 연결된 심리 패턴에서 비롯된
지극히 치료 가능한 증상이에요.
지금처럼 솔직하게 내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회복을 향한 첫걸음이에요.
절대 혼자 탓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