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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상견례 자리에 진짜 가기 싫은데 동생이 자꾸 조름 저는 대인기피증이 심한 30대 여성입니다. 사람하고 대화하는 자체를 불편해하고 그게

저는 대인기피증이 심한 30대 여성입니다. 사람하고 대화하는 자체를 불편해하고 그게 불편해서 밥도 같이 못 먹는 소심한 성격이죠. 그래서 여태것 남친도 없어 왔어요. 워낙 소심해서. 근데 이번에 내 동생이 결혼을 하겠다고 느닷없이 여자애를 집에 데려와서는 아빠랑 내앞에 앉히더라구요. 우리집이 이혼가정이라 부모님이라고는 아빠 뿐이거든요. 근데 우리 아빠가 워낙 엄격하시고 화나면 소리지르고 손부터 나가셨던 가부장적인 아버지였던 터라 내가 소심하게 자란 것도 있다고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날 동생에게 딱 잘라 얘기했어요. 상견례 자리는 난 절대적으로 빠지겠다고. 그런 불편한 자리에서 밥이 넘어가겠냐고 그랬더니 동생이 그쪽도 장인어른과 남동생 이렇게 3명이 올텐데 누나는 필수 참석이라 절대 못 뺀다고 하더군요. 난 속으로 "존나 귀찮은데 얜 왜 자꾸 오라는 거야?입고갈 블라우스도 원피스도 없고 살이 85kg이나 쪄서 뚱뚱한 누나 보고 그런 눈치보는 자리에 같이 참석하라는게 말이 되냐고.." 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짜 가기 싫더군요. 제가 최근 한달 28일동안 짬뽕이랑 라면 그리고 짜장면만 줄기차게 먹었더니 체중이 80을 넘었거든요. 그래서 상견례자리 가기 싫네요. 뭔 방법이 없을지.. 맞는 옷도 없고..;;

상견례 참석을 앞두고 많은 부담을 느끼고 계신 상황이 잘 느껴졌습니다. 대인기피가 있으시고, 오랜 시간 쌓인 가족 관계 속에서 생긴 어려움 또한 크셨을 거예요.

이런 상태에서 사람 많은 자리, 특히 낯선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는 감정적으로 큰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동생분은 누나의 자리가 꼭 필요하다며 계속 부탁하고 있다면, 이건 단순한 형식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어요. 아마도, 누나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 본인의 큰 힘이 되기 때문일지도요.

이럴 땐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는 부담보다는, ‘최소한의 역할’만 감당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단정한 옷 한 벌, 꼭 말 많이 안 해도 괜찮습니다. 식사 내내 조용히 있어도 무방하고, 그저 자리에 함께해 주는 것만으로도 동생분에게는 큰 응원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외모나 체중 문제로 마음이 더 무거우시다면,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상견례는 패션쇼가 아니고, 서로의 가족을 알아가는 자리니까요. 꼭 화려하거나 말 잘하는 사람보다도 **진심 어린 태도와 조용한 배려**가 더 좋은 인상을 남길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정말 힘드시다면, 현재 정신과 진료 기록이나 상담 이력을 가족에게 공유하고, 동생에게 본인의 상태를 조금 더 진지하게 설명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함께해야 한다면, 최소 시간만 참석하고 먼저 나오는 조건 등을 조율해보는 것도 좋겠죠.

무조건 억지로 이겨내라는 말보다,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충분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