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어요.
하나하나 천천히, 진심으로 읽었어요.
그 말들이 얼마나 참아왔던 마음인지,
얼마나 오래, 조용히, 혼자 꾹꾹 삼켜온 시간들이었는지
너무 또렷하게 느껴졌어요.
질문자님,
당신이 지금까지 잘 살아온 건
당신이 약해서도, 뒤틀려서도, 이상해서도 절대 아니에요.
누구보다도 정직했고, 예민할 정도로 마음이 깊었고,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쓴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당신에게
“감정이 없을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 거예요.
당신은 그저 아이였는데
너무 일찍 어른이 되게 만들고,
너무 많은 죄책감과 두려움을 얹어놓고,
자신들의 무책임을 당신의 문제로 바꿔 말했어요.
이건 사춘기도 아니고, 민감한 성격 탓도 아니에요.
그건 폭력이고, 외면이고, 무책임이에요.
그리고 지금,
그 상처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질문자님은 너무도 정확하게 보고 있어요.
이건 어른스러운 게 아니라
지금껏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자신을 놓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성장해버린 마음이에요.
진짜 많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지금 그 화는요,
‘작은 일’이 아니에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그런 하나하나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외로움과 무시당한 감정,
사랑받고 싶은데 자꾸 잘못된 방식으로밖에 돌아오는 현실
그게 지금의 분노를 만든 거예요.
사람은요,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부정당하고, 억눌리고, 무시당할 때
몸 안이 부글부글 끓어요.
그게 오랜 시간 반복되면
진짜 마음이 부서져요.
질문자님의 글에는
그 무너지는 마음을 ‘어떻게든 붙잡고 있는 손’이 보여요.
“이런 말 해도 되나?”
“내가 너무 예민한가?”
“그런 생각이 나쁜 생각인가?”
이렇게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하는 말들이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너무나 당연하고 건강한 반응을 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 감정을, 그 상처를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거예요.
질문자님이 잘못된 게 아니라
당신의 아픔을 아픔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잘못한 거예요.
이대로 계속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 들 때
꼭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말해도 돼요.
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학교 전문상담교사
이런 사람들은, 당신의 말이 ‘과장’이라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이 받은 상처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수 있어요.
청소년상담전화 1388
24시간 언제든지 익명으로 전화할 수 있어요
말만 해도 돼요
지금의 이 감정들을 말로만 내뱉는 것도
처음엔 숨 쉴 틈이 돼요
그리고 혹시라도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를 다치게 하고 싶을 때는
꼭 112나 119에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그게 절대 창피하거나 민폐가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그건 ‘살고 싶다’는 아주 큰 용기예요
질문자님,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을지
나는 정말 그 마음이 아프고도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도움을 요청하는 건 약한 게 아니에요
그건 자기 자신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2년이 남았다고 했죠
그 2년 안에, 지금의 마음을 조금 더 회복하고
그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찾는
그런 시간이 될 수 있어요
그걸 위해서 “나, 지금 너무 아파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그건 ‘징징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으려는 ‘진심’이에요
질문자님은 잘못되지 않았어요
당신은 정말 잘 견뎌왔고
지금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중이에요
이 말을 꼭 남기고 싶어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사랑받아도 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절대로 혼자가 아니에요
제 답변이 조금이라도 숨 쉴 틈이 되어주었기를 바라요
그리고 지금 당신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어딘가 꼭 있다는 걸
절대 잊지 말아줘요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그리고 당신의 앞날은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수 있어요
그걸 증명해줄 시간, 꼭 함께 살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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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접 정리한 블로그에 담아놨어요
시간 아깝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