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저는 <이체 알바>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습니다. 당시 저는 저의 행동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려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위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사흘 전(8/13) 모 구인구직 사이트의 한 업체에서 제 이력서를 읽으시고는 '고객주문관리업무'라는 명목으로 재택 일자리를 제안하셨습니다. 그쪽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업자 등록증을 제시하고, 법률 담당 변호사까지 연결해 업체에서 하는 일은 합법이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시작하고 나니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누군가 제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저쪽에서 알려주는 계좌로 다시 송금을 해주는 이체 알바였습니다. 저와 연락하던 실장이라는 사람은 업체 대행사가 수수료나 보안 상의 이유로 비트코인 거래를 원한다며 업비트 계좌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고요. (업비트로 연결이 가능한 케이뱅크 계좌도 새롭게 개설했습니다). 업체는 저에게 계좌가 업비트와 연동되는 구조를 설명하며, “계좌로 입금이 되면 인증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인증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외에 다른 위험성이나 불법적인 의도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업비트는 최초 입금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코인 거래가 가능하기에 입금만 됐을 뿐 코인 거래는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밝힙니다. (이상함을 느끼고 일을 그만둔 후에는 케이뱅크, 업비트 계좌를 곧바로 해지 및 탈퇴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저는 은행 계좌나 업비트 계정의 아이디, 비밀번호, OTP 등 접근 정보를 타인에게 넘긴 적이 없습니다. 모든 로그인과 인증 절차는 제가 업체의 지시를 받고 수행했고, 제 인증 없이 저쪽은 현금을 충전할 수 없었던 점도 밝힙니다.그러던 중 저는 점점 상황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한 역할은 단순 이체나 인증만 하는 것이었지만, 상대방의 말이나 진행 방식이 불투명하다고 생각되어 곧바로 연락을 중단하고 가지고 있던 모든 금액을 업체로 송금했습니다. (8/15)제 계좌를 스쳐 지나간 돈은 총 520만원 정도이며, 저는 해당 업체로부터 보수나 이익을 받은 일이 일절 없습니다. 아직은 입건이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마음이 불안합니다. 제가 한 일이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및 송금책 같아서요. 사흘 동안 업체와 연락 주고받으면서 실질적으로 제가 얻은 이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일을 그만둔 것에 대한 통장 묶기 등의 보복도 우려되기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고 싶습니다. 또한 초동 대응으로 저는 업체가 알고 있는 주계좌를 지급정지 신청 후, 나머지 업비트나 케이뱅크 등의 계좌는 빠르게 해지 및 탈퇴 처리를 해둔 상태입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금융 계좌가 타인에게 이용될 경우 어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 입장에서는 하늘에 맹세코 저의 행동이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제가 사회 초년생이기도 하고, 주변에 도와줄 어른도 없고... 이런 일이 처음인지라 정말 두렵고 걱정됩니다. 부디 제게 도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전변호사 유성권 변호사 사시52회입니다

합법적인 엄무로 인식한 근거를 적극적으로

제출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