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교밖 학생들과 함께 공부해서 예고에도 여럿 보내봤던 선생입니다.
경기도 모 예고에는 제 제자가 최초의 검정고시 출신 합격자이기도 했습니다.
1. 검고 보고 예고 진학, 충분히 가능합니다. 솔직히 그냥 공교육에서 내신 받아서 가는 것보다 조금 더 유리합니다. 검정고시=내신점수 환산할 때, 같은 학생이라도 좀더 점수를 많이 딸 수 있어서요.
다만 검정고시 점수가 적어도 평균 95점 정도는 나와줘야 무난하게 지원해볼 수 있습니다.
2. 검고 점수도 준비해야겠지만, 아울러 실기도 준비해야합니다. 동네 미술학원에서 어떤 예고 지원할지 말하면, 알아서 그 쪽 입시에 맞게 준비해줄 겁니다. 추천컨대 미술 베이스가 거의 없다면, 아무리 늦어도 3학년 시작 시점에는 입시미술학원 다니시길.
3. 그런지라 결국, 홈스쿨링하면서 예고 진학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만
문제는 이렇습니다.
1) 홈스쿨링 시작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홈스쿨링 시작의 걸림돌?은 학부모의 동의와 학교의 허가입니다.
학부모의 동의야 질문자님이 알아서 잘 설득하시면 될 텐데, 그것도 쉽지 않겠지만
학교에서도 어중간한 이유로는 허가를 잘 안 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자님처럼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학교에서는 규정이니 어쩌니 객관적인 프레임을 씌워 허가를 피할 수도 있어요.
심각한 학교폭력 피해자, 장기간 해외 유학,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나 사고, 연예계 활동, 미인가 대안학교 입학 등의 이유라면 홈스쿨링 허가가 가능해도, 학교 다니기 힘들다는 이유는 어려울 수 있다는 거죠.
이 경우에는 학부모님의 강력한 주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 학생 혼자 이야기하기보다는 학부모님이 직접 이야기하는 게 더 먹힐 수 있어요.
2) 이게 더 문제인데. 기분 나쁘실 수 있지만, 질문자님을 위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현재 학교에 적응을 잘 못 하고 있는 이유가 당장 지금만 지나면 사라질 이유인가요. 아니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거나, 본인의 문제인가요. 대체로 후자예요. 그렇다면 예고든 대학교든 그곳에서도 적응 못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홈스쿨링을 하다보면 학교 다니기 더 싫어져요. 학교 안 가는게 익숙해지거든요. 그러다가 결국 은둔형이 되거나 성인이 되어서도 취직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제자들도 몇 봤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홈스쿨링 시작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