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를 생각한다면 내신을 완전히 포기하는 선택은 절대 위험합니다. 수능이 내신보다 훨씬 더 변별력이 크고, 훨씬 어려운 시험이라서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이 단기간에 수능에서 성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경우는 드뭅니다. 내신도 기본적인 학습 습관과 기초를 다지는 과정인데, 그걸 버리면 수능에서 버틸 힘 자체가 없어지거든요. 수행평가와 시험을 최소한이라도 챙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수능에 올인한다고 해서 무조건 점수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고등학교 시험은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오히려 수능 준비 과정에서 기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요. 내신을 챙기며 동시에 수능을 준비하는 게 현실적이고, 또 장기적으로 체대 입시에 유리합니다. 체대 입시에서도 수능 반영 비율이 크긴 하지만, 학생부와 출결, 생활기록부가 완전히 배제되는 게 아니니 절대 무시하면 안 돼요.
실행 방법으로는 첫째, 학교 내신은 수행평가와 시험을 ‘최소한 버틸 정도’로만 챙기세요. 예를 들어 수행평가는 제출만 해도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성실하게 내고, 시험은 전 과목 중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라도 준비하는 게 좋아요. 둘째, 수능 공부는 하루 기본 공부 시간을 확보해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하고, 탐구는 3학년 올라가기 전까지 기초 개념을 확실히 잡으세요. 마지막으로 체대 입시는 실기 비중이 크니까, 운동 연습과 수능 공부의 균형을 반드시 맞춰야 합니다. 체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공부하다가 체력 떨어지면 실기에서 발목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체육과 관련된 진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퍼스널 트레이너, 생활체육 지도자, 스포츠 관련 자격증을 따서 헬스장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일하는 방법도 있고, 스포츠 재활 트레이너나 체육지도사 같은 길도 열려 있어요. 또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한 운동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질문자님처럼 운동을 좋아한다면 대학 진학 여부와 관계없이 체육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은 공부를 완전히 손 놓지 않고 기본은 챙기면서 가는 게 결국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