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0 [익명]

이거 무슨 지브리 영화인지 아시는 분? 전국 수많은 오타쿠분들.. 부탁드립니다. 때는 아주 어릴 적.. 어떤 애니메이션 영상을

전국 수많은 오타쿠분들.. 부탁드립니다. 때는 아주 어릴 적.. 어떤 애니메이션 영상을 하나 보았었습니다. 부드럽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 영상물은 제게 힘든 현실 세상을 잊게 해주는 한 줄기 위로였습니다. 현실에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았던 것 같네요. 분명 저렇게 예쁜 세상도 어딘가엔 있을 것이야, 위로하며 살아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로부터 십 여 년의 시간이 지나고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습니다. 삶이 안정되니,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때 그 영상의 정체가 대체 무엇일까. 지브리, 지브리 아트필름,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트필름, 비현실주의 아트 필름, 판타지 어쩌구.. 존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동원해 검색해보았지만 그 영상을 다시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하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 문제를 풀 수 없을 것 같아, 지식인의 집단 지성을 문제 해결에 동원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나는 영상의 특징을 모조리 나열하겠습니다. - 지브리가 공개한 영상물이었습니다. (사실 어느 USB 지브리 폴더에 같이 들어있던 것이라 이 영상 자체가 지브리 것이 맞는진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단서가 될까 싶어 적습니다.)- 영상의 인트로 부분에, 색색의 빛이 쏟아지는 듯한 연출과 함께 흰 원 안 한자 두 자 로고가 도장 같은 느낌으로 중앙에 박혀있었습니다. - 전체 영상을 관통하는 내용이 존재하지는 않는 듯 했으며, 아트 필름 내지는 애니메이션 포트폴리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전체적으로 판타지와 현실 세상(특히 지브리 특유의 일본+유럽 분위기)이 묘하게 섞인 분위기였습니다. 색상이 비비드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지브리 특유의 형형색색의 녹이, 예쁘게 묻은 듯한 몽글한 색감이었습니다. - 화면 이동은 빠르지 않고 느릿하며, 가끔은 화면이 고정된 채로 그 안의 물체들이 움직이는 컷이 1~2분 정도 지속되고 다음 테이크로 넘어갑니다. - 테이크 중 기억 나는 일부:  1. 낮 배경, 기차가 지나감, 전체적 명도가 밝으며 색상이 다채로움.  2. 밤 배경, 바다 옆 기차역, 건물 내부의 불빛이 밖으로 새어나옴, 인물이 등장함. 3. 그 외에도 총 씬이 스무 개 정도였습니다. - 인물들은 얼굴이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채로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고, 주변 환경 속 물체들과 거의 비슷한 존재감으로 표현됩니다. - 대사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잔잔한 BGM와 더불어 생활 소음(기차 벨소리, 바람 소리) 정도가 들렸던 것 같습니다. - 10분 중반 정도의 영상 길이였습니다. (이건 정말 아닐 수도 있지만 제 기억 상으론 그러합니다.) 일상 생활을 하다가도 문득 문득 그 옛날에 보았던 이 영상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사실 너무 어릴 적의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그냥 제가 꿈에서 본 것을 진짜 보았다 착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에스비를 컴퓨터에 꽂고 쭈그려앉아 그 영상을 반복해 보았던 어린 날의 제가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어서요. 항상 눈물을 달고 보느라 영상이 흐릿하게, 하지만 빛이 번져 더 예쁘게 보였던 게 기억이 납니다. 살게 해줘서 너무 고맙고, 가끔은 이 영상이 그립습니다. 혹시 무슨 영상인지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이건 토호東宝 마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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