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말씀 하나하나에 피로함이 묻어나서, 지금 얼마나 힘든지 정말 잘 느껴집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깊이 자고 싶다”는 말, 저도 지독한 불면 겪었을 때 하루에도 수십 번씩 했던 말이라… 마음이 참 짠해요.
수면유도제도 안 맞고, 술도 못 쓰겠고, 운동‧명상도 효과가 없었다면
이건 단순한 수면 습관 문제가 아니라 “과각성 상태”로 인한 불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자님 같은 경우엔 ‘마음과 뇌가 깨어있는 상태’가 문제예요
몸은 분명 피곤한데, 누우면 생각이 많아지고, 자려고 할수록 더 깨어나는 상태죠.
뇌가 ‘경계 모드’로 자꾸 돌아가는 걸 보면,
불안 성향이나 감정 과민성, 혹은 과거에 쌓인 긴장감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수면제’보다 ‘진정계열 약물’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수면유도제는 졸리게는 하지만 깊은 잠까지는 안 데려다주는 경우가 많아요.
→ 특히 질문자님처럼 예민하고 멀쩡히 잠이 깰 수 있는 분들에겐 한계가 커요.
이런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에서 처방하는 ‘항불안제 + 수면 보조 약물’ 조합이 훨씬 부드럽고 오래 자게 도와줍니다.
예: 로라제팜, 트라조돈, 미르탁 등
→ 의사 상담 후 소량만 써도 중독 없이 효과 보는 경우 많아요.
병원 가는 게 무섭다면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정신과 진료가 불편하면, ‘수면 클리닉’ 있는 병원이나 내과 상담부터 받아보세요.
"잠을 잘 못 자고, 유도제나 술은 더 이상 못 쓰겠는데, 안전하게 도와주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정확히 말씀하시면 됩니다.
절대 ‘내가 약해진 것 같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수면 문제는 병이고, 치료받을 수 있는 영역이에요.
마지막으로, 아주 현실적인 수면 보조 팁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은 절대 바꾸지 마세요.
못 자도, 8시에 일어난다면 매일 8시 기상.
'침대 = 잠자는 곳'만 연결해두세요.
누워서 폰 보는 거, 티비 보는 건 수면 방해의 주범입니다. 뇌를 속이세요.
“오늘 못 자도 괜찮아. 그냥 눈 감고 누워있을게”라는 마음이 진짜 잠을 부릅니다.
억지로 자려고 하면, 뇌가 더 깨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