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졸업 얼마 안남아서 진짜 취준해야 하려구 자소서 쓰고 있는데요..쓰다 보면 무조건 들어가는 단어 있잖아요…“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며~” 이런 거요.근데 요즘 그런 말 쓰면 너무 진부하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가요?그럼 대체 뭘 써야 되나요...?그냥 평범하게 쓰면 너무 심심해 보일 것 같고, 안 쓰자니 내용이 안 나오는 느낌이에요ㅠㅠ

현직 인사담당자로서 조언드립니다.

취업을 위해 자소서를 써야 하는 입장에서 난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인사담당자로서도 많은 자소서를 보면서도 눈에 띄는 멋진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대부분은 그냥 평범한 것 이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대졸신입사원들의 자소서는 더더욱 심심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의 일이지만 한 때는 대졸 취준생들 사이에서 유행했었던 말이 있었습니다. '피'입니다. 열정의 피, 희생의 피, 노력의 피... 한 번은 대졸공채 면접을 보는데 이 피를 외치던 지원자가 하루에도 두 세 명은 꼭 있었습니다. '저는 세가지의 피를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열정의 피이고 둘째는 희생의 피이고...' 짐작이 되시나요? 이걸 하루에 몇 명한테서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유행을 따르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면접 학원에서 아마도 그런 식으로 강의를 해주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매우 식상하죠.

자소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거창하지 않고 미수여구가 수려하지 않아도 본인이 생각하는 바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지를 하나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듯 스토리 구성을 하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과정에서 말씀하신 열정이라든가 노력이라든가 하는 말들이 나올 수 있으며 이 말들은 살아가면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한 것입니다. 본인의 스토리가 빠진 채로 공허한 메아리를 울리며 이런 말들이 나올 경우에는 앞서 말한 세가지의 피를 떠올리며 남들도 다 하는 뻔한 소리라는 말을 듣게 되겠지만 하나의 흐름을 관통하는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것이라면 오히려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신다면 남들이 작성한 자소서를 많이 읽어보면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멋지게 살아온 타인의 삶을 배우고 따라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그 간접 경험을 통해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일도 아닐 듯 합니다.

모쪼록 멋진 작품 만들어 보시기를 기원하며 건투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