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카톡이 왔는데 제가 오늘 학원 빠지고 친구랑 놀려고 했었거든요수요일에 시험이 끝나서 제가 엄마한테 수목금 학원을 안가겠다 했었나봐요 근데 제가 그걸 까먹고 엄마가 학원 가라고 할까봐 거짓말하고 그냥 쌤한테 안간다고 했어요 근데 쌤이 엄마한테 연락한거에요 그래서 엄마가 카톡으로 지금 어디냐고 하고 쌤한테 온 메시지를 보내줬어요 그래서 그냥 지금 학원 가겠다고 했는데 집으로 오라고 해서 왜 한글자만 보냈는데 그걸로도 계속 뭐라고 하고요근데 제가 친구때문에도 그렇고 좀 일이 있었어서 딱 두번 담배를 폈었는데 전에 일회용 전자담배를 한번 걸렸거든요엄마가 머리에서 한번만 더 냄새나면 다 끝이다 뭐 그딴식으로 카톡햇는데 일단 집에 오긴 왔고편지도 두장 써놨는데 식탁에 올려놓고 나가서 오늘 친구집에서 자려고 해요근데 나가고싶은데 엄마랑 오빠가 둘다 주방에있어요ㅠㅠ엄마는 오빠 있으니까 또 착한척하면서 밥 먹을거냐 물어보고요 안먹는다 했더니 방문 혼자 세게 닫고 나갔어요

글을 읽으니 저도 어릴 적 생각이 나서 마음이 복잡하네요. 저도 학창 시절에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과 놀다가 크게 혼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고, 집이라는 공간이 숨 막히게 답답해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죠. 부모님의 실망한 표정과 차가운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질문자님의 지금 심정이 어떨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집을 나가는 건 가장 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잠시 회피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더 큰 오해와 걱정을 낳게 될 뿐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학원을 빠진 것보다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더 큰 상처를 받으셨을 거예요. 거기에 담배 문제까지 겹쳤으니, 아마 배신감과 걱정이 뒤섞여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편지를 쓰신 걸 보니 진심으로 반성하고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는 게 느껴져요. 정말 잘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그 편지를 식탁에 두고 나가는 게 아니라, 부모님께 직접 드리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은 엄마와 오빠가 주방에 있어 불편하겠지만, 잠시 후 각자 방으로 들어갔을 때 어머니께 조용히 다가가 편지를 드리며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담배 문제는... 호기심에, 혹은 친구 따라 시작하기 쉽지만 한번 습관이 되면 정말 끊기 어려운 게 담배입니다. 저 역시 건강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왔고, 15년간 다양한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성장기에는 건강에 더 해로울 수밖에 없어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앞으로는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드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해요. 학생의 건강을 위해서도, 또 부모님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그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물론 많이 무섭고 떨리겠지만, 회피하는 것보다 정면으로 부딪치는 게 결국 더 빠른 해결책이 될 거예요. 오늘 밤은 친구 집이 아니라, 꼭 집에서 용기 내어 부모님과 마주 보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