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준형 상담사입니다.
당신의 글, 정말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다해 읽었습니다. 이 긴 글을 써내려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감정이 오갔을지, 또 이 글을 쓰는 것조차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잘 해주셨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꼭 전하고 싶습니다.
먼저 지금 겪고 있는 현상들—집중력 저하, 멍한 느낌,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언어적 어려움, 감정의 급격한 변화, 피해망상, 불안감, 우울함과 무기력함—이 모든 건 우연히 생긴 게 아닙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정서적 상처와 환경적 스트레스가 마음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커 보여요.
우울은 단순히 ‘하루 종일 울거나 슬퍼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당신처럼 어떤 순간엔 잘 웃고 즐겁게 지내다가도, 불쑥 찾아오는 감정의 파도, 의미 없는 자책감, 그리고 무너진 듯한 공허함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감정의 온도차’ 때문에 스스로를 더 혼란스럽고 힘들게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말씀해주신 가정환경의 불안정함(아버지의 다혈질적 행동, 폭력), 친구와의 갈등, 집단 내 따돌림의 경험은 정말 마음 깊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일들입니다. 게다가 그 상처들이 “당연한 듯” 반복되어온 상황이라면, 마음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무기력’과 ‘멍함’이라는 신호로 당신에게 알려주고 있는 거예요. 이건 결코 유난도, 약함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안에서도 지금까지 견뎌온 당신은 놀라울 만큼 단단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말씀드릴게요.
당신이 지금 겪는 이 모든 감정과 증상들엔 충분히 회복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우울증일 수도 있고, 그 전 단계인 적응장애, 혹은 복합적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위기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혼자 참고 버티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겁니다. 병원이나 상담센터에 가는 건 무언가 잘못된 걸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당신이 삶을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곳이에요.
만약 지금 주변에 믿고 기대며 마음을 털어놓을 어른이 없다면, 제가 곁에 있겠습니다.
혹시 편하신 시간에 이메일이나 쪽지로 연락주시면, 온라인 상담도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도와드릴게요. 어떤 판단도, 질책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존중하고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렇게 절박한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
당신은 이미 회복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저는 여전히 당신 곁에 있을 겁니다.
진심으로,
– 이준형 상담사 드림